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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manuel Korean United Methodist Church

“광장과 골방 사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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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임마누엘한인연합감리교회 댓글 0건 조회 172회 작성일 20-06-07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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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화요일 감리사님께서 우리 디스트릭에서 사역하는 목회자 중 백인이 아닌 파송 받은 사역자들을 줌 미팅(Zoom Meeting)으로 초대해 온라인에서 함께 회의를 진행했습니다. 5월 25일 미네소타 미니애폴리스에서 조지 플로이드(George Floyd)란 흑인 남성이 경찰들에게 체포되는 과정에서 9분 가까운 시간 동안 제압당한 상태로 목이 눌려 질식사한 사건으로 시작된 전국적인 시위의 영향으로 회의가 소집된 것입니다. 그 사건의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지금까지 한쪽에선 대규모의 평화 시위가 벌어지고 있고, 또 한쪽에선 약탈을 동반은 폭동이 일어나면서 강경진압으로 대응하는 공권력과 큰 충돌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흑인들이 많은 남부의 상황에서 목회자들이 이를 바라보는 시각을 나누고, 평화적 해결을 위해 연회와 디스트릭이 나서기 시작한 것입니다.


짧은 영어로 회의에 참여하면서 느낀 점은 연합감리교회가 이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점입니다.이민자로 살아가는 것이 먹고 살기 힘들어 항상 미국이란 큰 사회를 바라보지 못하고 나의 실존적 영역에만 시선을 두고 살아가는 경우가 많았는데,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사태가 진행되던 중 발생한 이번 사건 또한 저에게 미국사회를 새롭게 바라보는데 많은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회의 와중에 대부분의 흑인 목사님들은 감정이 격앙돼 눈물을 흘리면서 이 부분에 대한 고민들을 함께 나눴습니다. 제가 부족한 영어로 이해한 바는 대략적으로 다음과 같습니다. △ 19세기에 일어날 법한 일들이 21세기 미국사회에서도 여전히 일어나고 있는데 큰 충격을 받았다. △ 미국 대통령의 역할이 사회를 하나로 통합시키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는 사회를 분열시키며 자기 자신을 위한 싸움을 하고 있다. △ 교회의 유스 아이들이 조지 플로이드와 같이 공권력이 남용되는 상황을 경험할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묻고 있다. 비폭력으로 대응하더라도 그들의 생명이 위협 당할 수 있는 현실을 바라볼 때, 목사로서도 정확한 기준을 이야기 해 주기가 너무 어렵다. △ 우리 아들이 요새 사춘기라 보통 흑인 청소년들처럼 새로운 패션과 악세사리들을 착용하는데 관심이 많은데, 이런 모습에 대한 선입견으로 내 아들이 폭행을 당하고 죽임을 당할 수 있다는 사실이 나를 두렵게 만든다. 또 한 목사님은 “우리 교회의 성도들이 반은 흑인이고 반은 백인인데, 이 문제로 인해 마음이 나눠질까봐 걱정이 된다”면서 “이번 사건은 미국사회의 문제만이 아니라 우리 교회 안에서 경험하는 문제가 되고 있다”고 고민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평소 연합감리교회 안에서 사회적 이슈나 교회 내의 인종적 이슈가 생길 때마다 이런 모임을 가져왔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감사한 것은 교회가 사회와 유리되지 않고 관심을 갖고 있다는 측면입니다. 하지만 그 동안 이에 대한 후속 조치나 액션은 전혀 없었고, ‘우리가 너희의 이야기를 들어줄게. 불만 있으면 이야기 한 번 해 봐~’ 정도의 사인으로 읽혀지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런 모습들이 저와 같은 이민자, 그것도 연합감리교회의 정회원이 아닌 타교단(한국 감리교회) 소속의 신분에 처해있는 저에겐 솔직하게 매우 의례적인 제스추어로 밖에 여겨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번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야기된 사회 갈등의 부분은 생각보다 심각하게 여겨지기도 했거니와 연회와 디스트릭 차원에서도 계속해서 후속조처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화요일 모임 이후 갑자기 목요일에 백인들을 포함한 디스트릭의 전 목회자들이 다시 한 번 줌 미팅으로 초대되어 이번 문제를 심각하게 공유하는 시간을 한 번 더 갖게 되었던 것이죠. 그리고 이 문제가 정의롭게 해결되길 원하고, 또 평화적인 시위와 의사수렴 과정을 통해 진행되어야 한다고 마음을 모았습니다. 그리고 교회 안에서 절대로 차별과 소외가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는 점, 그리고 사회를 통합하는데 교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도 서로가 공유하고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번 과정을 경험하며 미국사회와 연합감리교회가 지닌 성숙한 한 측면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 1992년 LA에서 벌어진 폭동 사건에서 한인 타운은 매우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요새 쇼설 네트워크에선 당시 루프탑에 무장한 채 올라가 몰을 경비하던 한인 자경단의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한편에선 스스로를 보호했다는 한국 사람들의 자긍심이 담긴 영상으로, 또 한편에선 이런 이미지를 소비하고 있는 백인들의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죠. 이번에도 이런 일이 일어나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있나 봅니다. 그들은 한인사회가 흑인 피해자들과 싸우는 또 다른 피해자가 되길 바라는 것일까요?


오늘 날짜로(6월 7일) 한인타운에 위치한 귀넷 몰에서 대대적인 시위가 예정되어 있어 한인 사회와 상권이 매우 긴장하고 있습니다. 저는 한인사회가 피해자와 연대하는 친구가 되길 바랍니다. 창문을 닫고 총으로 무장해 기다리는 모습이 아니라 차라리 광장으로 함께 나아가 상처 받은 이들의 아픔을 공유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합니다. 현대의 교부라 불리는 스위스의 신학자 칼 바르트는 신학을 공부하는 사람이 “한 손에는 성경을, 다른 한 손에는 신문”을 들길 원했죠. 하늘의 뜻을 이해하는 사람은 이 땅의 모습도 이해해야 하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이 시대의 교회는 홀로 골방에 들어가 기도하고, 더불어 광장으로 함께 모이는 노력도 포기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내적으론 하나님의 뜻을 치열하게 묻고, 외적으로 사회를 위해 중보하는 선교적 노력을 다 하는 교회가 되길 소망합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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