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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의 친구를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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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임마누엘한인연합감리교회 댓글 0건 조회 82회 작성일 20-07-19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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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분에 대한 첫 인상은 ‘까다롭고 가까이 하기 힘든 할머니...’ 정도였습니다. 더군다나 언젠가 새벽기도 때 조용히 안수 기도해 드리려고 머리에 손을 올리니, 숨이 멎을 정도로 깜짝 놀라셨던 그 분은 ‘기도를 방해하는 것은 사탄이나 할 일’이라고 저를 면박 주시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가까이 하기 어렵고 까다롭고 예민한 분이시라는 것이 그 분에 대한 목사의 주관적 인상이었습니다.


지난 16일(목요일) 오후 고춘자 목사님께서 우리 곁을 떠나 하나님의 품으로 돌아가셨습니다. 떨리는 목소리로 전화해 아내의 죽음을 알리던 남편에게 안타까움을 제대로 전하지 못하는, 그리고 가족들의 평안을 진심으로 바라는 제 마음을 온전히 전하지 못하는 부족한 영어가 원망스러웠습니다. 


‘지난 주간에도 새벽기도회에 계속 나오셨는데...’ ‘토요일에는 최후의 만찬처럼 본인 손으로 지으신 맛있는 반찬과 갈치조림을 가져 오셔서 성도들을 대접해 주셨는데...’ 지난주일 나무를 자르느라 몇몇 분들이 노동을 하고 있고, 주방에선 일 하는 분들을 격려하기 위해 고기를 굽고 있을 때, 지친 모습으로 기다리던 목사님의 모습이 제가 본 깨어있는 목사님의 마지막 모습이었습니다. 월요일부터 급격히 몸이 안 좋아지셨고, 수요일 새벽기도 이후 교회로 찾아온 따님에게 소식을 듣고 서성수 목사님과 함께 찾아가 의식을 잃고 누워계신 목사님의 모습을 눈물로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이틀 동안 몇 차례 씩 방문하며 가족들과 함께 목사님의 임종을 준비하며 그렇게 보내 드리게 되었습니다.


목사님에 대한 몇 가지 추억 중 첫째는, 고 목사님이 기도하는 분이셨다는 것입니다. 결혼하고 미국에 와 생활하신지가 45년 정도 되시는 동안 목사님은 언제나 기도하는 분이셨습니다. 공군 장교인 남편이 하와이에서 근무하실 때는 한인교회를 함께 개척하셔서 기도의 문을 여셨고, 나이 들어 신학의 길에 입문해 목사 안수를 받으실 때까지도 메리에타의 어려운 교회의 평신도 리더로서 닫혀가는 교회의 기도의 자리를 마지막까지 지키셨습니다. 저희교회가 어려운 때 나오기 시작하시면서도 지금까지 임마누엘을 위해 기도해 주시던 기도의 용사이자 동역자였습니다.


둘째는, 언제나 ‘내 편’이 되어주신 분입니다. 생각해 보니 새벽기도 시간에 깜짝 놀라 버럭 한 번 화내신 이후에는 저에게 블레임 하신 적이 한 번도 없으시네요. 반대로 언제나 ‘내 편’이 되어주셨습니다. 교회에 어디 ‘내 편’ ‘네 편’이 어디 있겠냐마는 목회적인 어려움이 있을 때에도, 누군가 저에 대한 블레임을 당신에게 하실 때에도 꿋꿋하게 언제나 목사의 편에서 지지를 해 주셨습니다. 목사님의 지지가 제가 목회하며 아랫배에 힘을 주고 어깨를 펴고 설 수  있는 한 이유가 되었습니다.


셋째로, 고 목사님은 병을 얻고 나서도 항상 바쁘셨습니다. 모임이란 모임이 얼마나 그렇게 많은지... 특별히 매 주 목요일마다 애틀랜타 여교역자 모임에 가실 때마다 음식을 준비해서 동료와 후배 여교역자들을 섬기시는 모습이 참으로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렇게 바쁘실 때마다 저희 목회실을 더불어 바쁘게 해 주셨는데, 항상 컴퓨터가 안 되고 프린터가 말썽을 부리고, 심지어 남편의 컴퓨터에 문제가 생기면 목회실이 ‘AS 센터’가 되었습니다. 특별히 서성수 목사님이 고생이 참 많으셨네요...ㅎㅎㅎ


마지막으로, 가장 최근의 추억은 팬데믹이 되어 온라인 예배를 드리다가 새벽기도부터 오픈해 현장 예배를 시작했는데, 고 목사님은 최근 몇 주간 일 주일에 몇 차례씩 아침상을 차려 오시며 기도 후 친교의 자리를 만드셨습니다. 이수진 권사님과 번갈아 두 분이 담당해 주셨는데 “아니 목사님 몸도 힘드신데 그냥 기도 하다 가시고, 아침 준비를 하지 마시라!”고 타박을 드리면, “목사님,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거예요. 기쁨으로 하는 거예요!”라고 고집을 꺾지 않으셨어요. 그리고 마음속에 있는 말을 전하듯 “팬데믹이라 모이기도 힘들어 우리 목사님 챙겨줄 사람이 어디 있어! 늙은 나라도 해야지!” 성도들이 다 살기 힘든 상황에 담임 목사도 더불어 힘들까봐 챙겨주시는 살뜰한 마음에 목이 막혀 감사의 인사도 제대로 드리지 못했네요.


“우리가 살아간다는 말의 뜻은 돌아갈 날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저에겐 “목회의 연수가 더해 간다는 뜻은 믿음의 친구들이 하나 둘씩 먼저 가는 시간의 무게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여러분, 아름답고 영원한 죽음을 잘 준비할 수 있다면 우리의 시간은 살아있어 그만큼 찬란한 때가 될 것입니다. 죽음을 앞두고서도 두려움 없이 씩씩하게 하루하루를 사셨던 고 목사님의 삶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곁을 떠나신 그 분이 우리에게 하고 싶으셨던 말씀이 있다면 두 가지 뿐 일 것입니다. 첫째는, “여러분, 예수 잘 믿으세요!” 그리고, “서로 사랑하며 살아요!” 여러분, 인생이 길지 않습니다. 예수 잘 믿고, 그 사랑으로 사랑하며 함께 살아갑시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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