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모이면 기도하고 흩어지면 선교하는 교회
2023년 교회 표어

설교

Sermon

목회수상
Immanuel Korean United Methodist Church

“분열의 영이 아닌, 분별의 영을 부어주소서!”

페이지 정보

작성자 임마누엘한인연합감리교회 댓글 0건 조회 1,585회 작성일 21-04-25 03:22

본문

지난 해 연합감리교회(UMC)는 동성애 문제로 촉발된 교단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 가운데, 〈분리를 통한 화해와 은혜의 의정서〉라는 폭탄 같은 합의서를 발표했습니다. 점잖은 신학적 표현과 법리적 단어들이 사용되었지만, 쉽게 말 해 갈등하고 싸우느니 차라리 사이좋게 헤어지자는 결단의 선언이었습니다. 일단 전통주의적 입장을 지지하던 보수적인 그룹은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고, 기존의 동성애 금지법에 묶여 있던 진보주의 그룹도 반대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올 해 가을 예정된 총회가 2022년으로 연기되면서 이후 여기저기서 파열음이 들리기 시작한 것입니다. 진보적 그룹에 속한 감독들이 의정서의 정신을 뒤로 하고 동성애를 반대하던 대형교회 목회자들에 대한 파송을 중지하는 작업을 시작하면서 생긴 문제입니다. 지금까지 파악된 사례는 아래와 같습니다.


① 북조지아연회 아틀란타한인교회 : 10년 이상 부목사로 섬기던 김 모 목사의 문제제기로 시작돼 연회대표와 평신도대표가 연서한 고발장이 연회에 접수되었고, 시시비비도 가려지기 전에 감독은 한인교회 담임 목사님을 정직 시켰습니다. 이 고발장에는 현 담임 뿐 아니라 전임 목사님을 포함해 총 4명의 목회자가 포함되었고, 교회의 비리에 관련되었다고 언급된 사람만 40명이 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한 달 이상 지속되고 있는 회계조사 가운데서도 특정한 비리가 밝혀지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감독과 감리사는 한인교회 담임목사님에 대한 정직을 중지하지 않고 있습니다. 비리 조사로 출발한 형태이지만, 교회 안팎에선 어느 누구도 이번 연회의 대응이 동성애 문제와 관련해 교단 분리 전에 한인교회의 인사권을 장악하려는 연회의 시도와 무관하다 생각하지 않고 있습니다.


② 북조지아연회 Mt. Bethel UMC : 베델교회는 연회를 통해 우리교회와 파트너 교회로 연결 되어 도움을 주었던 신앙 공동체입니다. 이 교회는 담임 죠디(Jody Ray) 목사님을 중심으로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는 교회로 주위에 알려져 왔으며, 특별히 UMC 내의 보수주의 그룹인 WMC(Wesleyan Covenant Association)의 산파 역할을 하였습니다. 연회는 얼마 전 이 교회의 담임 목사에 대한 파송을 중단한다는, 그것도 임기를 5월까지로 제한한다는 통보를 했습니다. 이에 대해 베델교회의 목회협력위원회는 전원이 반대 입장을 밝히며 연회의 파송 방침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청원서를 작성해 24일 현재 4,619명의 서명을 받아 연회에 전달할 예정입니다. 


③ 뉴저지연회 베다니교회 : 이번 봄의 정기인사에서 뉴저지연회도 연회에서 가장 큰 교회 중 하나인 베다니교회 담임목사를 다른 곳으로 파송한다고 통보했습니다. 이에 대해 담임 이기성 목사가 2차례에 걸쳐 받아들일 수 없다고 문제를 제기하자, 연회는 담임 목사를 정직시켰습니다. 현재 베다니교회는 이 문제로 매우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④ 캘리포니아연회의 3개 한인교회 : 한인교회가 가장 많이 분포한 캘리포니아 지역은 감독의 파송권이 더욱 직접적으로 개입되고 있습니다. 지난 주 캘리포니아연회는 연회에서 가장 큰 한인교회 중 남가주주님의교회 김낙인 목사, 샌디에고한인연합감리교회 이성현 목사, 밸리연합감리교회 류재덕 목사에 대한 파송을 중지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하였습니다. 교회 내의 문제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목회협력위원회의 요청이 있지도 않은 상황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3개 교회의 담임목사에 대해선 새로운 파송지도 결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진 연회의 통보였습니다.


지난 목요일(22일)에는 UMC 한인교회총회(한교총)가 온라인으로 열렸습니다. 단연 이날의 가장 중요한 주제는 각 연회의 파송권 행사의 정당성 여부에 대한 논의였습니다. 한교총은 이번 사안을 한 교회나 연회의 문제로 보지 않고, 특정한 성향을 지닌 감독들의 전략적 연대로 파악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한교총 차원의 입장 표명과 법적 대응을 예고한 상황입니다.


저는 여러분이 알고 있듯이 진보적인 신학과 입장을 지닌 사람이지만, 교회의 전통과 이민세대의 보수적 성향을 존중하는 목회를 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안과 관련해서는 연회와 감독의 잘못된 파송권 남용이라는 분명한 입장을 갖고 있습니다. 연회의 감독이 파송권을 갖고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이 권한은 개체 교회와 연회원들이 감독에게 위임한 민주적 절차를 따라야 합니다. 하지만 현 사태는 개체 교회가 반대하는데도 이뤄진 독단적 파송이고, 또 감독 자신의 신학적 입장을 강화하기 위한 당파성을 지닌 입장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또한 UMC가 선택하려고 하는 〈분리를 통한 화해와 은혜의 의정서〉의 정신과도 상반된 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디 UMC 안의 각 연회와 감독들이 이성을 찾고 교회를 돌아보기를 바랍니다. 헤어질 예정이면 서로에게 자유를 허락하기를 소망합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서로를 적으로 규정하고 제거하려는 ‘분열의 영’이 아니라, 무엇이 우리에게 최선인지를 묻고 찾는 ‘분별의 영’이 아닐까요?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