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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는 영적 가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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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임마누엘한인연합감리교회 댓글 0건 조회 1,241회 작성일 21-05-09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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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는 가족 같은 공동체가 아니라, 영적 가족입니다!”


목회를 시작하며 붙잡은 경구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포기하지 말아야 할 공동체적 교회론(관)이라고도 할 수 있고요. 하지만 우린 이러한 생각을 실현하기 어려운 시절을 보내고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팬데믹으로 인해 우리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가족의 기능을 잃어버리고 살아왔으니까요. 예배도 온라인으로 드리지만 우리가 함께 드리는 예배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됩니다. 성경공부를 통해 말씀과 삶의 나눔이 이뤄져야 하는데 현재 진행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상실감은 주일예배 후 친교를 나누지 못하고 있고, 또 매우 중요한 소그룹인 속회로 모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서로의 형편과 처지를 나누는 영적 교제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지요. 비일상적인 것이 일상화 되다 보니 하루속히 일상의 삶이 신앙공동체 안에 이뤄지기를 기도할 뿐입니다.


교회가 가족이라는 생각은 저의 체험 가운데 형성된 것입니다. 어려서 저희 어머니는 교회 활동에 매우 열심이셨습니다. 어느 정도 열심이셨나면, 제 유아적 기억의 장소가 교회 아니면 우리 집, 그것도 아니면 다른 교인 가정이었을 정도로 우리 어머니는 ‘교회서 사는 여자’였습니다. 교회 속장과 여선교회장, 관악지방 여선교회 총무로 섬기셨습니다. 그리고 교회 중고등부 부장 선생님을 하실 때는 교회의 형과 누나들이 예배만 마치면 우리 집에 찾아와서 밥 먹고 놀다 가곤 했지요. 명절 때면 우리 집이 중고등부 학생으로 가득 찼습니다. 제가 초등학교 나이 때였는데, 예쁜 누나들이 집에 찾아오는 것이 매우 반가운 때였습니다. 그러다 문제가 생긴 형이나 누나가 있으면 중고등부 부장 선생님이었던 어머님이 학교 담임선생님에게 전화를 드리고 그들 부모를 대신해 학교에 찾아가는 열정이 있으셨던 분이셨어요. 제가 목회하는 중에도 교회현장에서 이런 부장님을 만난 기억은 없습니다. 그 선배들은 대학생이 되고, 직장에 취업해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종종 어머님을 찾아왔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찾아오는 분들 중에는 나중에 한국에서 유명한 가수가 된 형님도 계셨어요. 그런 모습이 저에겐 “교회는 가정이다”라는 명제를 만들어 주기에 충분한 경험이 됐습니다.


중고등부 생활을 하고 신학생으로 청년부 활동을 하던 교회는 서울 신림동 낙골에 위치한 개척교회였습니다. 열댓 명의 청년들은 서로의 집에 수저 숫자까지 알고 있을 정도로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였지요. 방학만 되면 거의 매일 저녁이 이들과 보내는 시간이었습니다. 청년부에서 제일 어린 막내였던 제가 신학생으로 도움을 요청하면 이들이 돕지 않았던 일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저에게 청년 시절의 교회는 생명수가 넘치는 가족 공동체였습니다.


목회를 나가 안수를 받았던 강원도 양양의 교회로부터 서울의 기독교대한감리회 본부의 신문사에 기획부장으로 파송 받아 교회를 사임할 때였습니다. 수요예배를 마치고 늦은 밤 교회 차량을 운행하며 멀리 사는 교인들을 데려다 드리고 마지막으로 철없는 말썽장이 외아들을 키우고 계신, 이혼하고 힘들게 사신지 오래되었던, 저를 너무 많이 의지하고 계시던 심 권사님 댁에선 그냥 갈 수 없어 사임한 사정을 말씀 드렸습니다. 당시 저는 33살의 젊은 나이였고 권사님은 50정도 되시던 때였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펑펑 울던 권사님은 저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저에게 목사님은 아들이며 아버지였고, 남편이면서 목사님이셨습니다.” 같이 울던 저는 목사를 생각하는 성도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던 경험이었습니다. 지금도 제 마음 속엔 강원도 양양의 상운수표교회 성도들이 담겨져 있습니다. 제 가족으로요…….


저도 이제 50을 바라보는 나이의 목회자가 되었습니다. 목회자의 연배 가운데는 경험을 쌓고 가장 활동적으로 목회를 할 나이인데, 팬데믹으로 무엇인가 막히고 주춤한 순간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런 가운데 가족 같은 교회의 추억이 저를 채워만 갑니다. 막히고 닫혀있으면 열린 곳을 찾고 걸어가면 되겠지요. 오늘 저는 코비드 백신 2차 접종을 마치고 교회로 왔습니다. 5월을 가정의 달이라고 하지요? 가족 같은 공동체가 아닌, 영적 가족으로서의 우리 성도들을 5월에는 자주 찾아뵈려고 합니다. 어제는 그동안 교회에 출석하지 못하고 계셨던 백종연 집사님을 심방해서 함께 식사를 나누며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고 기도해 드렸습니다. 함께 만나니 너무 좋더군요. 어려운 때이지만 모두 건강하시길 위해 기도합니다. 봄이 지나고 다가올 여름, 조금씩 모든 것이 정상화되어갈 줄 믿습니다. 우리의 공동체가 다시 영적인 기지개를 켜고, 가족 같은 공동체의 꿈을 이뤄갈 수 있게 되길 진심으로 소망합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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