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모이면 기도하고 흩어지면 선교하는 교회
2023년 교회 표어

설교

Sermon

목회수상
Immanuel Korean United Methodist Church

“위기 앞에 놓인 교회”

페이지 정보

작성자 임마누엘한인연합감리교회 댓글 0건 조회 767회 작성일 21-12-05 02:10

본문

미국의 유명한 기독교 여론 조사기관 '바나 그룹(Barna Group)'은 지난 주 미국 내에서 교회를 섬기는 전임 사역자 중 일을 그만둘 것을 고려한 목회자가 38%에 이른다는 충격적인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번 연구는 올해 1월 413명과 10월 507명의 개신교 담임 목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 조사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젊은 연령층 목회자가 더욱 많이 전임 사역을 그만둘 것을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입니다. 조사 대상자 가운데 45세 이하의 전임 목회자 46%가 이런 고심을 했으며, 45세 이상은 34%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나타났습니다. 또한 연합감리교회, 장로교회, 침례교회 등의 주류 교단(Mainline Denominations) 소속 목회자(54%)가 비주류 교단 목회자(34%)보다 더욱 압도적으로 사역의 중단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물론 교회의 성도들과 마찬가지로 이번 조사 결과는 팬데믹의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추측할 수 있습니다. 지난 1년 간 연합감리교회의 젊은 목회자들과 줌 미팅을 통해 꾸준히 교류하며 체감해 온 결과를 보더라도, 팬데믹 이후의 젊은 목회자들의 상실감이 얼마나 커지고 있는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소명 의식이 줄었기 때문’이라며 목회자들만의 책임으로 돌리기에 어려운 점은, 팬데믹 이후의 목회상황이 매우 열악해진 것이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성도들이 생업의 현장에서 겪고 있는 문제점들을 목회자들이 역시 교회현장에서 같이 경험하기 시작했다는 점이죠. 한 마디로 과거와 같이 목회하기가 더 이상 어려운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는 생각이 현장 목회자들의 공통적인 고민이 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얼마 전 한국의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열린 “2021 컴패션 컨퍼런스”에서 바나 그룹의 ‘사바나 킴벌린’(Savannah Kimberlin) 연구 책임자는 팬데믹 이전과 이후의 데이터를 비교하며 미국과 글로벌 교회의 미래를 한국 목회자들에게 예측해 주기도 했습니다. 저도 직접 온라인으로 참석했던 지난 컨퍼런스에서 몇 가지 주요한 지표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팬데믹 이전(2019년 12월)보다 팬데믹 이후(2020년 9월 이후) 미국 내 교회의 출석률이 30%정도 하락함(온라인 예배 포함) △ 미국에서 매 주 예배를 드리던 열심 있는 예배 참석자 중 19%가 팬데믹 이후 온라인 예배를 포함해 어떤 예배에도 참석하지 않고 있음 △ 미국 교회의 1/3이 팬데믹 기간 중 헌금이 줄어든 상황 △ 반대로 교회의 3%만이 헌금이 늘어났다고 답변함 △ 미국 교회의 10% 정도는 수입이 지출이 충당하지 못하는 재정적 위기를 겪고 있다고 밝힘.


이런 부정적인 지표와 함께 바나 그룹의 ‘사바나’ 연구 책임자는 컨퍼런스를 통해 5가지의 기회와 대안을 이렇게 제시했습니다. 1) 디지털 및 하이브리드(디지털+대면) 문화에 개방적으로 변하는 성도들의 추세가 확인되었기에 ‘하이브리드 사역’이 꾸준히 진행되어야 한다. 2) 그러나 대면 예배에 대한 선호도가 아직까지 훨씬 높게 나타난다. 3) 신앙의 일상적인 대화가 미래의 전도 전략으로 여전히 유효하다. 4) 기도는 참여를 일으키는 확실한 방법이다. 5) 많은 사람들이 교회의 제자훈련이 삶의 전 영역으로 확장되어야 한다고 믿고 있다. 


교회사를 연구하면 교회의 위기는 언제나 존재해 왔습니다. 과거에는 기독교에 대한 핍박으로, 이단과 사이비 신앙의 유혹으로, 새로운 문명이나 문화와의 충돌을 통해……. 그 모든 상황 가운데 교회는 신앙의 본질을 지켜왔습니다. 그래서 초대교호의 교부였던 터툴리안은 “순교자의 피는 교회의 씨앗”이라고 고백하기도 했지요. 현재의 제도교회의 형태는 그 역사에서 켜켜이 쌓여온 신조와 고백, 예배의 형태, 종파의 다양함 가운데 얻은 열매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교회의 위기는 이제 교회에 대한 세상의 도전의 양상이 전혀 달라지고 있는 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위기에 대한 교회의 대응은 두 가지 측면에서 활발하게 이어져야 합니다. 첫째로 상황이 복잡해질수록 더욱 단순하게 신앙의 본질, 교회의 본질을 찾고 추구하는 측면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교회의 본질은 △ 종파나 카리스마적 지도자가 아니라 오직 예수님이 주인 되신 ‘복음적 교회’ △ 시대를 향한 ‘개혁적 교회’ △ 지역과 세대를 향해 열린 ‘선교적 교회’라고 믿습니다(이 부분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비전을 추후 제시할 계획입니다). 둘째로 본질을 역사적으로 지키는 것과 동시에, 시대와 소통하는 시대적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바로 시대와 문화의 변화를 읽어내고 발 빠르게 움직이며 대응하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시대에 대한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해석이 유용한 틀로 쓰여야 합니다. 성령의 역사하심으로 시작된 교회의 역사는 인간의 게으름으로 얼마든지 후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언제나 존재해 왔던 이러한 위기에 대한 성실한 대응만이 교회의 역사를 지속시킬 유일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샬롬!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