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타스(Caritas)와 쿠피디타스(Cupiditas)의 기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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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임마누엘한인연합감리교회 댓글 0건 조회 3,948회 작성일 23-09-11 12:49본문
어거스틴(Aurelius Augustinus AD 396~430년)이 쓴 글을 읽노라면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의 고백이 얼마나 순수하고 아름다운지를 느낄 수 있습니다. 하나님에 대한 그의 사랑에는 행복이 담겨있습니다. 그 행복에 대하여 어거스틴은 다음과 같이 전제합니다.
“자기가 원하는 것을 가진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 하지만 원하는 것을 가졌다 할지라도 그 사람이 반드시 행복한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아무리 바라던 것을 소유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사람은 또 다른 것을 원하기 때문이다. 또한 원하던 것이 내게 있다해도 나의 성품과 능력이 그것과 조화를 이루지 못할 때 오히려 불행할 수 있다. 그러므로 진정한 행복을 얻기 위해서는 영원하고 지속적인 것을 소유해야 한다. 시간이 지난다고 금새 시들어져서는 안된다. 더욱이 갖고 싶은 것을 소유하더라도 그것이 때로는불행을 주는 경우가 있다. 우리가 진정으로 행복하기 원한다면 영원하고 지속적이며 또한 그것을 소유했을 때 진정으로 행복을 줄 수 있어야 한다”
행복에 대한 본인의 논제에 어거스틴은 지난날의 고뇌와 회한 가운데 얻은 답을 이야기합니다.
“나는 행복을 얻기 위해 수 십 년을 헤매였다. 때로는 아름다운 여인에게서, 때로는 세상의 지식과 학문을 통해서 찾았지만 결국 그 답은 하나님이었다”. [고백론]에서는 이 행복이 고스란이 드러납니다.
“주님에게서 돌아설 때 넘어지게 되고, 주님을 향해 되돌아 설 때 일어나게 되며, 주님 안에 머물 때 든든히 서게 됩니다. 믿음으로 나를 불러 주님을 향하게 하시고, 소망으로 나를 들어 주께로 이끌어 올리시며 사랑으로 나와 더불어 주님과 연합하게 하소서. 오 주님, 태초부터 그렇게 오래 계셨지만 그렇게도 새로운 아름다움이 되시는 주님을 나는, 나는 너무 늦게 사랑하였습니다. 보시옵소서 주님, 주님은 내 안에 계셨지만 나는 내 밖으로 나와 바깥에서 주님을 찾고 있었습니다.”
어거스틴은 행복이 영원히 지속되기 위해서는 하나님에 대한 사랑이 우선순위라고 했습니다.
그가 구체적으로 밝힌 바 사랑의 질서는, 첫 번째가 하나님이요, 두 번째가 나 자신, 세 번째가 이웃,
네 번째가 하나님이 창조하신 자연입니다. 이 질서를 혼동하지 않고 사랑하는 것이 행복의 열쇠입니다.
어거스틴은 이 질서에 맞게 하나님을 최우선으로 사랑하는 것을 카리타스(Caritas)라 했고, 반대로 사랑의 질서를 혼동하고 어지럽힘으로써 하나님보다 다른 것을 더 사랑하는 것을 쿠피디타스(Cupiditas)라 했습니다.
카리타스와 쿠피디타스의 갈림길에 서서 고민하는 우리들에게 어거스틴이 매일 드렸던 기도는 카리타스로 나아가게 만드는 아름다운 돛과 같습니다.
“주님, 내 안에 있는 사랑을 정돈하게 도와주시옵소서.
수 많은 사랑이 올라오더라도 하나님을 먼저 사랑하고 가장 많이 사랑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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