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소년 (The boy who sells g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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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임마누엘한인연합감리교회 댓글 0건 조회 566회 작성일 25-02-19 00:32본문
서울역에서 서부역을 지나는 길에 있는 만리현 감리교회에서 사역한 적이 있습니다.
옛 기억으로는 교회 뒤로 밀집한 달동네가 있었고 가난한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살았습니다.
IMF로 유독 추웠던 어느 겨울밤, 폐지를 가득 실은 리어카를 힘겹게 끌고 오는 할머니를 보았습니다.
조금이 나마 도움을 드리려 리어카 뒤로 돌아서는데, 그 뒤에 어린 소년이 있었습니다.
할머니를 도와드리려 늦은 저녁을 먹고 함께 거리로 나온 듯 했습니다.
밤 하늘의 별처럼 똘망한 소년의 눈동자를 보는 순간 감히 할머니의 거룩한 수레에 손을 델 수가 없었습니다.
그 후로. . . , 그런 겨울소년은 한 번도 만나보지 못했습니다.
겨울소년
- 정호승 -
별들에게 껌을 팔았다
지게꾼들이 지게 위에 앉아 떨고 있는
서울역에서 서부역으로 가는 육교 위
차가운 수은등 불꽃이 선로 위에 빛나는 겨울밤
라면에 만 늦은 저녁밥을 얻어먹고
양동에서 나온 소년
수색으로 가는 밤 기차의 기적 소리를 들으며
별들에게 껌을 팔았다
밤늦도록 봉래 극장 앞을 서성거리다가
중림동 성당의 종소리를 듣는
겨울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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