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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와 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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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임마누엘한인연합감리교회 댓글 0건 조회 207회 작성일 19-06-02 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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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로또에 1등으로 당첨된 사람들을 조사한 결과, 돼지꿈을 꾸고 복권을 구입해 당첨된 사람들의 숫자가 다른 꿈을 꾸고 구입한 사람들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고 합니다. 그것도 그냥 돼지꿈이 아니라, 돼지가 품으로 뛰어드는 꿈을 꾼 사람들이 그 중에서도 많았다는 것이죠. 일확천금을 꿈꾸며 복권을 구입한 사람들의 심리와 꿈의 해석을 연결하는 한국적 정서와 사고를 읽을 수 있는 흥미 있는 보고입니다.


한국에서 목회하며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울 때 로또를 구입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목회자로서 그래도 되느냐?’는 질문에 앞서 실제로 구입한 적이 있는 저의 경험을 솔직하게 나눕니다. 구매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먼저, 제일 처음 목회 나갔던 교회의 목회적 현실 때문이었습니다. 교회 사택이 없던 상황에 결혼한 제가 따로 사택을 마련할 경제적 형편이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지방 선배 목회자들의 도움으로 상가교회 한켠에 조립식 판넬로 방을 구분하고, 선배들이 십시일반 마련해 준 돈으로 보일러를 깔아놓고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화장실은 너무 작아 임신한 아내가 샤워할 시설도 공간도 없어 당시 아내의 꿈이 ‘샤워 할 수 있는 집에서 살아보는 것’이었습니다. 아이들 5명이 전교인이었던 목회 현장에서 저의 선택은 복권을 구매해 아내와 살 수 있는 사택을 마련하려는 시도였던 것이죠. 물론 그 교회에서 사임할 때까지 우리 가족은 상가교회 안에서 살았습니다. 


두 번째로 감리교 신문사라는 기관으로 파송 받아 기자로 일 하던 때, 어머니가 뇌출혈로 쓰려져 두 번의 수술을 받아 입원하셨던 때 복권을 구입했습니다. 장로교 목사님이었던 형님과 역시 목회하는 매형의 사례비는 저보다 박봉이었기에, 수술비와 입원비는 엄두도 못 내고 매일 어머니 곁을 지켜주시던 간병인에 대한 사례가 오롯이 제가 감당할 몫이었습니다. 5개월 동안 지속되던 어머니의 입원 기간에 이 또한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문제가 되어 복권을 구입했지만 역시나 꽝이었죠. 결과적으로 5개월 후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장례식장을 찾아오신 감독회장님을 비롯한 수많은 감리교회의 목회자들과 성도 분들의 도움으로 수 천 만원에 달하는 어머니 수술비와 입원비를 감당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복권은 당첨되지 못했지만, 하나님이 보내주신 수많은 천사들의 사랑을 경험한 시기이기도 했습니다.


5년 전 미국에 와 보니 로또의 당첨 액수 규모가 한국과 비교도 할 수 없음을 보고 놀라게 되었습니다. 미국의 어느 한인교회가 성전 건축을 위해 어마어마한 액수의 대출금을 받아 교회를 건축하게 되었습니다. 이 대출금에 대한 압박으로 밤잠도 못 주무시던 이 교회 담임 목사님이 어느 날 집회를 다녀오시던 중 도착하는 공항의 터미널에서 로또를 구입하시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돌아 나오던 중 “목사님~” 하고 부르던 교회 성도 가정과 눈이 마주치게 된 것이죠. 후에 그 성도 분이 저에게 해 주었던 말이 기억납니다. “손에 들고 있던 로또와 저희 부부의 시선 사이에서 어쩔 줄 몰라 하던 목사님의 모습이 더 인간적으로 느껴져 목사님을 더 신뢰하고 사랑하게 되었어요. 교회 빚 때문에 아파하는 목사님의 마음이 느껴져 제 마음도 울컥했습니다.” 목사님의 한계를 보듬어 주던 젊지만 성숙한 교인들이었습니다.  


한국에서 목회할 때 가르치던 청년이 미시간 대학에서 교육정책으로 박사학위 과정 중에 있습니다. 이 친구가 복권 구매액으로 장학금을 운영하는 조지아 주의 ‘호프 장학금’ 정책에 대해 리서치 한 내용을 간략하게 이야기 해 준 기억이 납니다. 조지아 주에서 파워볼(Power Ball)이나 메가밀리언(Mega Million)을 구입하는 대다수가 아시안, 히스패닉과 같은 이민자들이거나 흑인 빈민층인데 반해, 호프 장학금의 최대 수혜자는 백인 중산층의 자녀들이라는 통계를 보고 비판적으로 언급했던 것이죠. 그 이야기를 들으며 ‘한인 2세들이 호프 장학금을 더 많이 받았으면 좋겠다’고 순진하게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운전 중 애틀란타의 도로 위에 세워진 간판을 통해 게시된 복권 당첨금액을 볼 때 마다 가슴 한편에 꿈을 꿉니다. ‘저 복권 당첨되면 우리 집도 사고, 우리교회 교육관도 새로 지어야지...’ ‘미국 대학이나 대학원에 입학해 한 번 더 공부할 수 있는 기회도 생기겠지...’ 그럴 때마다 옆에서 아내가 분명하게 꾸짖습니다. “목사가 왜 복권을 살 생각을 해요?” 평신도인 아내가 목사인 남편보다 믿음이 좋은 것 같습니다.


어릴 적부터 가난하게 자라 어른이 되고서도 여전히 가난한 목사로서 살아가며 가끔씩 그렇게 일확천금의 부자가 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런 꿈을 꾸다가 마음속으로 질문합니다. ‘내가 진짜 의지하고 살아가는 근원이 무엇인가?’ ‘내가 목회하며 선택한 것이 돈인가? 하나님인가?’ ‘성도들에게 하나님을 의지하며 살라고 하면서 목사인 나는 왜 이리 불안해하는가?’ 목회한 지도 20년이 가까워지고, 이제는 40대 중반이 되어서 조금씩 철이 듭니다. 그리고 나의 존재가 근원에 가까워 가고 있음을 경험합니다. 마음 속 깊이 욕망이 꿈틀거릴 때마다 이제는 다짐합니다. “앞으로 복권을 사지 말아야지!!!”


-이준협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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