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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에 새겨진 십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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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임마누엘한인연합감리교회 댓글 0건 조회 50회 작성일 19-09-22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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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오후 예배 준비를 마무리하던 바쁜 시간에 손님이 찾아오셨습니다. 2주 전 교육관 벽면을 공사하셨던 박수완 집사님이 들리셨던 것이죠. 그런데 선물을 가져오셨습니다. 집에서 작업하신 나무 십자가를 곱게 가져오신 것이죠. 지난 번 교육관 공사를 하실 때 어린이 채플에 세워져 있던 십자가를 보시고 “목사님 제가 십자가를 하나 만들어 교회에 기증해도 될까요?”하신 약속을 지키셨던 것이죠.


좋은 결의 나무를 자르고 깎고 붙여 세심하게 목공 작업하신 십자가를 보면서 잠시 생각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집사님이 가져다주신 십자가가 집사님의 마음에 새겨진 십자가를 손으로 작업하신 것이란 깨달음을 얻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십자가가 내 마음에 새겨진 상처임을, 그리고 언젠가 내 손에도 새겨질 상흔이어야 함을 묵상하게 되었습니다. 그 마음의 십자가가 박 집사님의 손길로 만들어 져 내 눈앞에 다가왔습니다.


핸디맨으로 공사현장에서 일 해 오신 박 집사님이 교육관 공사를 위해 1주일 간 혼자서 일 하고 계실 때, 잠시 일손을 돕고 식사도 함께 하며 이 이야기 저 이야기를 함께 나눴습니다. 학창시절 이야기, 국가대표 축구 선수로 활약하실 때의 이야기, 초등학교 동창이기도 한 아내 박미향 집사님과의 연애와 결혼 이야기, 자녀들 이야기, 그리고 우리교회에서 신앙생활을 시작하셨던 이야기... 그러면서 저에게 귀중한 각오도 들려주셨습니다. “목사님, 저에겐 임마누엘교회가 신앙의 시작이고 전부예요. 비록 내 믿음이 부족하더라도, 교회에 여러 가지 어려운 일도 있기도 했지만, 저는 지금까지 저희 교회를 떠날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어요.”


교회에서의 행복한 추억도 안 좋았던 추억도 함께 나누시며 저에게 다짐하듯 하신 말씀입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 집사님은 참으로 어린아이처럼 순전한 분이란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본인이 십자가와 부활의 체험을 하셨기 때문이겠지요? 재작년 심장마비로 쓰려져 병원에서 치료 받다가 박 집사님은 육신의 죽음을 체험하셨습니다. 심장이 멎어 담당의사가 사망을 확인해 가족들에게 통보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급하게 병원을 찾아와 돌아가신 아버지의 몸을 지키던 아드님에 의해 생명활동이 포착되어 병원이 뒤집어졌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 때가 교회의 부흥회 기간이었는데, 장례를 준비하던 교회가 감사의 고백으로 넘쳐났다는 이야기도 전해 들었습니다.


그 때의 후유증으로 아직 육체적 컨디션이 다 회복되지는 않으셨지만, 부활의 체험과 그 신앙고백이 우리 집사님을 날마다 굳건한 믿음의 반석에 서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길 중보할 뿐입니다. 그리고 그 소중한 마음 담아 만드신 십자가가 우리 공동체에도 소중한 신앙의 유산으로, 신앙의 역사로 남겨지게 되길 기대합니다.


금요일에는 고춘자 목사님이 유스 센타에서 예배 때 사용하라고 랩탑을 한 대 기증하셨습니다. 어려운 교회의 살림살이 가운데 새것을 사야하나 고민하던 차에 주어진 선물에 목회자들은 입이 찢어졌습니다. 박 집사님의 십자가도, 고 목사님이 선물하신 랩탑도, 그 가운데 담긴 신앙의 정성과 고백을 생각하면, 목회가 직업적 부담으로 남은 피곤한 토요일 저녁, 제 심장에 묵직한 십자가처럼 새겨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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