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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아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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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임마누엘한인연합감리교회 댓글 0건 조회 196회 작성일 20-02-02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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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솔직히 싫죠. (그러나) 천안에 가면 괜찮고 우리 지역은 안 된다는 것도 같은 국민으로서 너무하다 생각이 들고.”(한 진천 주민)

“제가 아직 왜 그렇게 했냐고(환영한다는 손팻말을 들었느냐고) 반대하시는 분들 (반응은) 아직 받지 못했고요. 오히려 많은 분들이 참여해주시겠다고 하고.”(한 아산 주민)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전 세계가 홍역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한국 정부는 우한에 거주하는 교민들을 특별 항공기 편으로 귀국시켜 충청도 아산과 진천의 격리 시설에 안전하게 보호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해당 지역의 주민들이 혐오 시설, 그것도 바이러스 감염 가능성이 높은 우한 교민들의 격리 시설에 대해 경운기 등을 동원하며 길을 막기 시작하자, 다른 한 쪽에서 자성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 국민인데 그렇다면 다른 대안을 가지고 있느냐?” “다른 지역은 되고 우리는 안 된다면 어떤 지역이 가능하겠느냐?” 이런 반성 가운데 한 아산 지역 주민이 SNS을 통해 “우리가 아산이다!”(# We_are_Asan)라는 해시태그 운동을 벌이며, 국가와 지역 공동체가 이성적이고 건설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자는 제안이 확산되고 있는 것입니다.


미국의 경우는 어떨까요? 전반적인 분위기는 아직 신종 코로나 감염자가 적어 공포가 확산되는 분위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난 주 회의에서 만난 타 주의 목사님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뉴욕이나 시카고, LA 같은 대도시에선 보다 심각하고 받아들이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최근 인근 잔스크릭 지역에 있는 어떤 하이스쿨에서 (학생인지 학부모인지가 정확하지 않지만) 중국 우한 시를 방문하고 돌아온 가정이 있다는 소식에 PTA를 통해 학부모들이 “해당 가정의 학생이 학교에 오지 않게 해 달라”는 입장을 학교에 전달했지만, 학교 당국이 “확진자가 아니고 이상 증세가 없기에 그럴 수 없다”는 매우 이성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해당 동네의 정보원들(가까운 학부모들)을 통해 전해 듣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다 이성적이고, 공동체적으로 이 문제를 바라보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어떤 정당들은 정쟁의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기도 하고, 중국 사람들의 출입 자체를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커지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 모습들을 보니 ‘차별과 배제’를 통해 나의 정체성을 규명하려는 노력들은 인류의 역사에서 쉽게 발견되는 모습이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신기하게도 외계인들이 등장하는 거의 대부분의 할리우드 영화는 그들을 지구를 침략하는 존재로 보고 그들과 맞서 싸우는 지구인들의 단합된 모습을 영웅적으로 그리고 있죠! 제가 아는 할리우드 영화 중 외계인들을 침략자로 보지 않는 영화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미지와의 조우”, 그리고 역시 같은 감독이 만들어 유명해진 “E.T.” 정도일 뿐입니다. 나와 다른 존재를 차별하고 배제하고 투쟁해야 내가 존재한다고 믿는 것이 인류가 선택한 자기 이해의 쉬운 방식임을 영화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게 됩니다.


최근 이탈리아의 유명한 음대인 ‘산타 체칠리아 음악원’은 원장 명의로 교수들에게 “코로나 바이러스를 예방하기 위해 수업에 아시아계 학생들을 출석시키지 말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한국학생이 제일 많은 이 학교의 아시아계 학생들은 대부분 중국에는 가 본 적도 없는 현지에서 태어난 2세들이 대부분인 것으로 드러나 학교 당국의 대응이 과잉이라는 지적입니다. 공포 앞에 돌을 던질 수 있는 대상자들을 선정해 그들을 억압하고 차별하고 배제하며 자신을 지키려는 노력은 △중세부터 근대 초기까지 이어졌던 서구사회의 마녀사냥, △독일 나치정권의 유대인 대학살, △일본제국주의의 난징 대학살과 한반도 침략 등을 지나 지금도 존재하는 우리 안의 상호 배제와 차별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때에 “우리가 아산이다!”라는 한국 시민들의 자성적인 캠페인은 좀 더 이성적이고 공동체적인 미래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나/너를 나누지 않고도, 적/우리 편을 구분하지 않고도, 우리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공동체적 사회의 정신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차별과 배제로 사회를 치유하지 못 합니다. 오직 인간에 대한 따뜻한 인류애와 공동체적 정신이 우리를 회복시킬 뿐입니다. 기독교 신앙이 이 시대에 전해 줄 가장 강력한 메시지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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